| 사실 우리의 아버지들은 우리에게 신경을 쓰지 않으셨다.
마음 깊은 속이야 모르지만 최소한 간섭이 심하시지는 않았다.
그 시대의 아버지들은 생존의 문제가 매우 심각했고, 안과 밖을 구별해야 한다고 모든 사람들이 생각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집안일에 신경을 쓰면 소심한 사람으로 낙인을 찍히게 마련이었다.
집안 일은 어머니의 몫이었고, 자식들이 커가는 것도 어머니의 몫이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자식들이 건강하게 잘 커나가도록 뒷바라지를 소리없이 희생하시면서 키웠고, 어머니의 희생아래 우리는 되바라지 않게 커갔다.
가정은 아버지의 권위와 어머니의 사랑으로 지켜왔다.
하지만 세상은 전통적인 남녀의 역할이 무너지고, 가정에서 아버지의 권위와 어머니의 사랑은 자녀에 대한 속박으로 그 의미가 퇴색하였다.
난 우리가 진정으로 진정한 희생을 바탕으로 한 부모의 사랑을 받은 마지막 세대로 대단히 축복을 받은 세대이면서, 자녀의 모범이 되기가 결코 쉽지않은 힘겨운 세대라고 생각한다.
이제 아이들은 수많은 유혹과 광속으로 발전하는 새로운 시대를 힘겹게 살아야 하는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아이들은 이미 적응을 시작하였지만, 우리는 뒤쳐지고 있다.
생존의 문제가 치열한 경쟁과 노력의 결과가 아닌 당연한 것으로 맞아들여지는 요즘의 아이들에겐 아버지의 힘겨운 삶은 이해하기 힘든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같다. 빵이란 당연히 아침마다 식탁에 오르는 것이지, 그 과정을 이해하기란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 무리이다.
아이들에게 떠오르는 수많은 새로운 삶의 모습은 아버지들에게 이해하기 어려울 뿐더러, 때로는 역겹기까지 하다.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만, 과거의 발목은 여전히 아버지를 붙잡고 있다. 현재와 미래는 한치앞을 알 수없는 짙은 안개 속에 있다. 그러니 아이들을 제대로 인도하기도 어렵다.
호미와 쟁기가 농기구의 전부일 때는 아버지가 아이에게 지식을 전수하기란 문제가 아니었다. 하지만, 온갖 농기계, 인터넷, 외국 농산물의 범람, 극심한 기후변화등 수많은 변수가 있는 농사일을 자식에게 최선의 방법을 전수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하물며 농사를 짓지않는 도시의 아버지들은 자식들의 한치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데, 무엇을 자신있게 가르칠까. 명심보감이라도 제대로 가르칠 수있으면 좋으련만,..........
생존을 보장해주지도 못하고, 모범이 되지도 못하는 요즘의 아버지들이다. 정말 열심히 공부해야 자식이 무엇을 하려는 지 이해하고, 집안에서 아이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해야 감정적이 끈을 미약하나마 이어갈 수있고, 열심히 돈을 벌어야 진짜 아버지 노릇을 할 수있다.
요즘들어 아버지 노릇이 쉽지 않구나 하는 절박함이 가슴을 저며온다.
******아버지와 아들의 불협화음. 왜 아들들은 아버지에 반항을 하면서 커가는 지. 내 마음이 덜 아프고, 내 아들도 내 무덤앞에서 덜 괴로워하도록 준비해야 겠다. 이제 돐 갓지났으니 시간 여유가 많아 다행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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