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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장돌뱅이 홍서방은 또 대구장으로 길을 떠났다. 이제는 오후가 되어도 태양이 전혀 따갑지 않다. 남들이사 '단풍놀이'가 한창이지만, 홍서방은 그저 안동장, 제천장, 원주장...을 떠돌 뿐이다. 여주를 지나 원주 산길로 들어섰다. 언제나 다니는 산길이건만 오늘따라 치악산이 빨갛게 보였다. 산밑턱은 아직도 초록빛이지만, 꼭대기는 주홍빛으로 꽉찼다. 중턱은 단풍과 초록이 혼재되어 그야말로 단풍이 한창 진행중임을 알수있게 해주었다. 어느 새.... 조랑말에 걸터앉아 길을 가던 홍서방은 멈추어 만산홍엽의 절경을 감상하고 싶었지만, 대구장이 파장하기 전에 도착해야 했기에 눈요기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그리 바삐 간다고 별 뽀족한 벌이가 아니건만, 몇푼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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