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자욱한 香 煙氣 예식장 실내에 가득하고

듬직 철든 고2 장남 나라범과 중2 빛찬이

졸음에 겨운 孝와 禮를 다하고

極樂往生하라 몇 구절 深心 發願을 하며

수우와 밤 새 殯所를 맞이한다.

살며시 다가선 어느 벗이 다소곳이 전하길

글재주 없는 날 보고

이번 계기를 기회로 京東高36期

東仁郞을 위한 募金의 글을 쓰라한다.

Ⅱ.

우.수.한 친구는 먼저 가고

못 난 우린 아직도 五慾七情에 억매여

밤 새 갈수 있는 길도 멀게 도라 간다

도라도라 사라사라 제 자리.

욕심에 또 그 많은 것들에 쩔어 사라

또 무엇을 모아야 하는지...

獎學은 어디고 무엇을 모아야 獎學을 하는지

同期 같으신 羅선생님 못 다한 사랑만 기억하라.

Ⅲ.

덩그렁 靈柩車는 훵~한데

고교 옛 벗들 몇몇이

봄비 촉촉한 벽제 대학의 입학식을 뜨겁게 치러주고

바로 배정 받아 추모공원 [하늘문] 22반 13번.

그가 준 목기 소주잔에 가득 받은 못 다한 우정을

깊이 머리 숙여 눈물로 채우고 마음으로 마시며

허연 비안개 허리 두른 됫박고개 뒤로 한다

사라사라 도라도라 제 자리.

Ⅳ.

반은 화장한 육골로 반은 분골로 아비 곁에

멀쭉한 삼십년된 측백나무 옆

긴 머리 엉켜진 드믄 초라한 잔디

수우 나이에 가신 아버지 곁.

나라범은 아비의 분골을 할아비의 묘소 가에

질척한 땅을 울며 기며

마른 잔디를 부여잡고 한 메인 통곡

사라사라 도라도라 제 자리.

Ⅴ.

式場도 지하 월세 집도 지하

돈도 妻도 없이 빗 만 남아

삼우제 준비로 담 날 파 다듬는 수우 어머님

손끝의 떨림이 눈가의 눈물로

나도 메워 눈시울이 불어진다.

온 길 만큼 갈 길도 멀었던가.

삼우는 지나고 사십구제는 남았건만

출근 길 아득한 기억 속에

한 많은 벗이 흐려진다.

사라사라 도라도라 제 자리

도라도라 사라사라 제 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