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간 친구 수우..

말로 할 수 없는 슬픔만 가슴에 가득 담고서 어찌할 줄 모르던 어머님에게 잠시나마 내가 대신 자식노릇이라도 해야겠다며 밤새 그 옆을 떠나지 않던 친구들..

그리고 졸지에 애비 잃고 가야 할 길이 까마득한 어린 녀석들에겐 듬직한 애비노릇까지..

그런 친구들이 있어 수우의 가는 길이 힘들지만은 않았을게다.

수우라는 친구..
동창회를 통해서 알게 된 친구이기에 솔직히 깊은 말 한번 해보지는 못했지만 참으로 열심히 살려 했던 너무나도 순수했던 친구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런데..
그런 친구가 남겨 놓고 간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단다...

친구는 갔지만 남아 있는 그 어린 친구들에게 힘이 되어 줄 수는 없을까..?
물론 몇몇 친했던 친구들에게 맡겨 놓을 수도 있겠지만..

그 보다는 애비였던 사람이 많은 친구들에게서 존경을 받았고 헛되이 살지 않았었다는 그런 뭔가를 그 어린 녀석들에게 선물할 수 있다면 그 어린 녀석들도 슬픔을 걷어 내고 앞을 향해 힘차게 살아 갈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난 친구들에게 동창회란 이름으로 최소한 고등학교 졸업때까지만이라도 장학금을 전달하는 방법에 대하여 정식으로 건의하고 싶다..

사실 내 생각이라기 보다는 그날 장례식장에서 만났던 몇몇 친구들의 뜻을 모아 내가 대신 글로 표현할 뿐이지만 많은 친구들의 뜻을 모아 우리가 그 어린 녀석들의 애비가 한번 되보면 안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