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 춥다.

고작 영하 4도라는데.
지난 12월에는 영하 10였어도 우리는 갔다.
그래서 영하 4도의 한파주의보도 겁이 나지 않았다.

까짓것!
그런데 막상 수락산 1번 출구에 가니 8명뿐.
영철이도 부산에서 왔는 데.......
강수도 처음나와서 앞으로는 열심히 같이 산에 가겠다고 했는 데........
 

지난 달에는 나도 일이 있어서 오지 못했지만, 고승진이 이달에도 오지 못했다.
어디 아프단다.
내 맴이 아프다.
승진이는 몸이 안좋아 못나왔다니, 오늘따라 더욱 걱정이 앞선다.
다음 달에는 꼭 나오기 바란다. 

오늘의 대장으로 수락산을 잘 아는 원구를 앞세웠다.
그리고 출발,
역시 한파주의보 탓인지 수락산의 입구가 한산하다.

하지만 하늘에는 구름 한 점없이 맑고 바람조차 불지 않아 따스하기만 하다. 

그런데 왠 걸, 정상이 가까워지니 바람이 만만치 않다.
제법 센 데가 차기까지 하다.
올라오는 길은 능선이 남쪽을 바라보고 있어서 몰랐는 데,
장암역쪽으로 내려올려니 눈이 한 겨울처럼 그대로 덮여있다.
로프를 잡아도 길이 얼어있어서 미끄럼타듯이 내려와야 했다.

그렇게 30-40분을 내려오니 비로소 길이 만만해진다.

그리고 또 한참을 의정부쪽으로 길을 걸었다. 
드디어 무봉리 순대국 집에 들어섰다.
우선 배가 출출하니 주문부터 하고, 조금 있으니 재한이도 도착.

순대전골이 끓기 시작한다.
성급한 등산객들이 주걱을 들고 냄비를 저으려고 하니 재한이가 만류.
아직 콩나물이 우러나지 않았으니 기다리라고 한다.
콩나물이 우러나기 전에 냄비를 저으면 콩나물 맛과,
다른 식재료의 맛이 조화되지 못한단다. 

우리는 모두 탄성, 아 그렇구나.
메뉴를 직접 개발한 재한이가 두 밥상의 전골에 직접 깨소금, 고추기름을 부으면서
조리를 한다.
그리고 ‘이제 먹어도 되!’하는 그의 한 마디에 모두들 국물부터 한 숫갈.
평소 순대국의 맛을 잘 아는 희건이와 성환이 왈,

와 정말 다르다!

맛에 취해 한두숫갈 먹다보니 배고픔은 사라지고,
무봉리 순대에 대한 궁금증이 나오는 지, 체인점은 몇 개인지,
매출이 얼마인지등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 시작한다.

결국 재한이의 경영이론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분위기는 자뭇 진지해진다.
그러면서 작금의 경제위기에 대한 모두의 걱정을 한마디씩 나온다.
하지만 오인이의 탁월한 세계 경제에 대한 분석과
한국 기업과 한국 사람의 명민함에 대한 분석이 우리를 안심시킨다.

순대국위에서 벌어진 세계 경제와 한국의 미래에 대한 우리의 논의는,
등산의 즐거움과 더불어 큰 사업을 하는 친구에 대한 뿌듯함을 느끼게 했다.
 

어서 빨리 재한이가 순이익이 1조를 넘는 다는 1조클럽에 가입하기를 바란다.
어디 재한이뿐이겠는 가?
앞으로 우리 친구들중에 1조클럽에 가입할 친구들이 여럿이 있지.
 
밥상위에서 세계 경제를 논하다보니, 다시 배가 고파졌다.
그래서 전골에 밥을 비비니 역시 맛있다. 이래서 배는 더 나오고. 

우리는 오인와 재한이가 있는 한 경제는 걱정하지 말자.
잘 될거래......

앞으로 맘편하게 산이나 잘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