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영록

종대야 보거라~ 내 부산에 살적에 자~알 아는 친구녀석이 있었지. 산도 그 녀석을 사랑했고 그 녀석 또한 산을 사랑했었단다. 어느날 홀로 산행을 하다가 알 수 없는 벌레의 독으로 인하여 무척 괴로워 했지. 서서히 부어오기 시작하는 발목부위 조금씩 뻐근하기도 하고 조금은 아프기까지 했었지. 발목 부위가 더욱 더 부풀어 가고 수포가 생겨 심지어 진물까지 흐르더구나. 급기야 그 알 수 없는 벌레의 독으로 인하여 3일을 시름 시름 앓더니 죽더라. 이런~ 아주 황당하고도 무계한 일이 벌어진게야. 그 부산 친구녀석 육송 가다마이 입고 병풍뒤에서 향내를 맡으며 반듯하게 누워있더라. 슬픈일이야. 종대야~ 산에 서식하는 독충 만만하게 보지마라. 하찮은 미물이지만 우습게 보다간 죽는다. 다행스럽게도 원구 부친 상가에서 종대를 보니까 건강한 모습이더구나.  다행이로다. 천운이야 천운~ 알 수 없는 독충에 물려 이를 악물고 3일을 버티면 120세까지 장수 한다는 전설이 있단다. 종대야~ 그 전설이 맞다면 아마 우리 경동친구들중 최장수를 누릴 수 있을것이야. 오래 오래 살아라~ 건강하게... 그리고 새록새록 치밀어 오르는 울화는 날려 버리거라. 내 보기엔 조만간 인연의 바람이 불어 산악대장 강성환과 레베카님 그리고 사랑하는 친우들을 산에서 볼 날이 그리 멀지 않은듯 하구나. 새록새록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 세월이 흐르면 나이도 먹어가는 법이거늘 어찌 우리 친구들은 나이 먹어가는 것도 모르고 함께 뒹굴고 함께 어울리며 고로코롬 재밉게 산을 오르고 내리는지.. 처음에는 그런 친구들이 부럽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점점 함께 하지 못하는 내가 짜증도 나지만 그토록 즐거운 시간들을 만들어 갈 수 있는 네놈들(그리고 일부..놈이 아닌 예쁜분들 포함)때문에 울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지난주 나 역시 모처럼 휴가를 얻어 작년처럼 연락없이 짱~~ 하며 니들 앞에 나타나려 했었지.. 그런데 말이다... 문제가 생겨버렸어.. 가족들과의 휴가일정 조정 실패로 휴가 기간 내내 매일매일을 산에서 헤메던 중 목요일 오후 백운대에서 드높은 기상을 받고 내려 오다가 발목 부위를 알 수 없는 벌레가 엄청난 독을 심어 놓고 가버렸지.. 서서히 부어 오르기 시작하는 발목부위.. 조금씩 뻐근하기도 하고 조금은 아프기까지 하더구나.. 그래서 금요일은 토요일 너희들을 만나러 가기 위하여 산에도 오르지 않고 운기조식하며 발목 부위가 가라앉기를 기다렸었지.. 그런데 또 다른 암초가 나를 기다리고 있더구나.. 초등학교 친구녀석들... 금요일 저녁 파전에 막걸리로 나를 유혹하고 난 그만 거기에 무너지고 말았지.. 토요일 아침 일찍 일어는 났지만 글세..발목부위가 더욱 더 부풀어 있었고 수포가 터져 급기야 진물까지 줄줄~~~ 등산화 조차 신기가 거북한 상황... 이번에 우리 친구들뿐만 아니라 레베카도 꼭 봐야지.. 그래서 준수종대라는 이름이 맞는지 틀린지를 알게 해주려 했는데.. 그렇게 난 니들과 함께 하지 못했네..미안...정말 미안하게 되었구나.. 언젠가.. 회사가 좋아져 토요근무가 없어지게 되는 날 나도 니들의 그 멋진 추억만들기에 합류할 수 있기를 지금도 애타게 기다려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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