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니 이런 날이! 

오, 신이시여, 감사하나이다.
오늘 나에게 이런 기쁨을 주시기 위하여 천지를 창조하셨나이까?

조상님이시여, 기뻐하소서.
남양 홍씨가 생긴 이후 전례가 없던 일이 생겼나이다.

여보, 마누라!
우리 이런 일이 없었잖아. 

동완아, 영록아, 희건아!
너 실수한거라고 물리기 없기다.

글쎄 말이야, 내가 오늘 동기회 송년회 모임을 갔거든.
왜 1년에 두 번하잖아.
갔더니 얘들이 많이 왔데.
1년이 벌써 지났다는 소회가 몰려오더군.
반갑지.

많은 친구들은 산에서 자주 보기는 하지만, 그렇지 못한 친구들도 있으니.

먹자고 하더군.
그럼 먹어야지.
뷔페가 좋아! 먹고 싶은 것 맘대로 먹으니.
먹기 전에 배불러서 그렇지.

마시자고 하더군.
그 거 좋지.
부어라, 마셔라.
무대 앞에서는 경품번호를 부르고 상을 타가는 친구가 있더군.
모든 행사의 필수 코스이면서, 언제나 나와는 관계가 없는 일. 

현종훈, 졸업하고 처음이군. 자주 보자. 잊어버릴 뻔했다.
영철이는 노래가 늘었네.
강수가 13반 반창회하겠다니 기다리자!
성환이는 산에 가나, 모임을 하나, 언제나 찍사.
요즘 사진을 보니 자꾸만 내 이마만 강조해서 찍는 것같은데, 그러지마라,.....

규조가 간다기에 잠시 (위)성렬이와 같이 나가서 담배한대.
들어오니 테이블에 왠 한방약? 흠, 누가 경품에 당선된 모양이군.
역시 복있는 놈 주변에 있어야 얻어먹을 거리가 생긴다니까.
 

위장을 든든하게 ‘흙마늘로 ‘무장’을 했으니,
더 힘차게 부어라, 마시어라.

그런데 가수만 모였냐!
성근이, 영석이, 경신이 ........
참 노래들 잘 한다.
그런데 니네 노래는 눈감고 듣는게 제격인 것같다.

그럼 눈뜨고 무대를 보면서 들어야 할 사람은?
레베카!

이어지는 음주가무가 갑자기 끊어지더니, 세상이 조용해진다.
42번! 설마,
42번 없어! 어 난데. 

이럴 수가.
내가 경품에 당첨되었다.
길을 걷다가 10원짜리 한 번 주워본 적없는 내가......
반신반의, 아마 희건이가 잘못불렀나?
갔더니 내 경품이라며 ‘신발’을 줄려고 한다.
당첨된 건 맞나본데, 왠 내 ‘신발’.
야, 그건 내가 내놓은 거야, 딴 거줘.
눈에 확띄는 ‘의성 흙마늘’
(나를 위해서라기 보다는 집사람 생각에) 

기쁜 마음에 테이블로 돌아오니, 속모르는 놈이 나눠먹잖다.
내가 미쳤냐!
집에다 가보로 보관할거다.

기분이 업되어 술이 더 잘들어간다.
종록이의 음악이 오늘따라 흥겹다.
한참을 더 마신 것같은 데, 여전히 희건이와 영록이는 경품번호를 부르고 있다.
뭐, 이렇게 많아.

다시 무대를 쳐다보니 아직도 수북히 쌓여있는 경품들.
사람보다 경품이 많다!
아, 내가 당첨된 이유가 있구나.
역시 우린 가진 것도 많지만, 나눠주는 마음도 많아.

그래도 좋다. 어쨌든 나도 당첨되었다.
앞으로 이 경험을 살려서 어딜 가든 계속 경품에 당첨되리라,

쭈~ 욱~

오늘을 위하여 수고해준 모든 친구들 고맙고, .........
내년에도 나를 비롯한 모든 친구들이 더 많이 경품 당첨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