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영 교수, 나연섭 사장

"인구 13억명이 넘는 중국시장을 한꺼번에 공략하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지역별로 접근해야 할까요?"

`매경ㆍ외대 CHINA CEO 글로벌 전략과정` 9기 수업이 진행되고 있던 지난해 11월 매경미디어센터 12층 강의실. 중국 내수시장 진출 전략에 대한 강의를 듣고 있던 박금수 롯데백화점 해외사업부문장은 평소 가지고 있던 중국 사업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강의를 진행하던 강준영 한국외대 중국학과 교수는 "중국을 하나의 시장으로 보고 공략하는 것은 정말 무모한 일이다. 노동자들의 최소 임금도 성별로 달라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진출했다간 백전백패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이어 "중요 사업을 진행할 때는 각 성이나 시의 당서기가 알고 있는지를 꼭 확인하라. 시장이나 성장보다 한 단계 위 직급이 각 지역 공산당 서기임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매일경제와 한국외국어대학교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매경ㆍ외대 CHINA CEO 글로벌 전략과정`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양주현 대표, 정귀열 회장

매년 6~7개월 과정으로 매기 약 40개의 특정 주제 강의 및 두 차례의 현지 연수를 통해 이론과 실무를 갖추게 된 수료생만 해도 300여 명에 이른다.

과정을 이수한 수료생들의 추천도 줄을 잇고 있다. 9기 과정을 이수한 박금수 부문장은 "과정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중국 베이징과 톈진 지역에 집중하는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홍사철 LG생명과학 해외영업사업부 상무(9기)는 "중국 사업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과 친분을 넓힐 수 있었던 것도 큰 이득"이라고 밝혔다. 허준홍 GS칼텍스 차장(9기)은 수업 내용을 놓치기 싫어 목발을 짚고서 수업에 참여할 정도로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과정을 수료한 한 기업인은 "교육과정에서 만났던 공무원들을 통해 세관 통과 등 중국 사업을 하는 데 도움을 받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과정마다 실시된 중국 현지 연수를 통해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들을 수 있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는 평이 많다.

이해선 대표, 박수남 대표

2002년 시작된 이 과정에는 나연섭 대광냉동공업 사장(1기), 정영수 세광화학공업 대표(1기), 양주현 S&S 대표(3기), 권영범 영림원 소프트랩 대표(4기), 정귀열 레델코리아 회장(4기), 이해선 CJ오쇼핑 대표(7기) 등 중국 사업에 관심 있는 기업인이 다수 참여했다. LPGA 골퍼로 유명한 박지은 선수의 아버지인 박수남 삼원가든 대표(3기)도 과정을 수료했다.

최근에는 소문이 나 기업 대표뿐만 아니라 실제 중국에 진출해 사업 과정을 이끌어야 할 임원진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는 기존 졸업생들과의 네트워크를 위해 분기별로 기 수료자들과 현 수료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차이나포럼`을 운영하기도 한다.

특히 중국 현지 상황을 제대로 말해줄 수 있는 차별화된 강사진이 다른 중국 과정들과는 달리 CHINA CEO 과정이 발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10기 과정에는 중국 현지 기업들을 상대하는 KOTRA의 박한진 베이징 KBC 부장, 곽복선 중국조사담당관을 비롯해 나승복 중국투자법 전문 변호사, 천저우 주한 중국대사관 경제공사 등이 나선다.

그동안 한국을 거쳐간 주한 중국대사들도 빠지지 않고 강사로 참여하면서 과정의 격을 높였다. 지난해 4월 9기 입학식에는 청융화 전 중국대사가 `한ㆍ중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당시 그는 저임금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한국 기업이라면 중국 서부와 동북 지역을 집중 공략하라고 충고했다. 1기 이후 기수마다 주한 중국대사들을 초청했던 CHINA CEO 과정은 올해에도 새로 부임한 장신썬 주한 중국대사를 강사로 초청했다.

과정 책임교수인 강준영 교수는 "과정 수료 후 중국 사업 확장 또는 중국 진출을 확대하는 수료생이 많다"면서 "정보력이 강한 대기업에서도 참여자가 많이 오지만 이보다는 중견 기업의 CEO나 현지 사업을 확장하려는 중국 책임자들에게 더 알맞은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중국지역을 대상으로 한 CEO 과정은 많이 생겨났지만 적절한 강사진의 부족과 네트워크 부실 등을 이유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매경ㆍ외대 CHINA CEO 과정만이 살아남았다.

올해 5월 12일~11월 24일 매주 수요일 오후 5시 10분~9시 20분에 열리는 이번 10기 과정은 중국 투자법, 노동법, 경제법, 마케팅ㆍ현지화 전략 등 중국 현지에서 비즈니스를 계획하고 있는 경영인들에게 실제 도움이 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북한, 중앙아시아, 인도 등 중국을 둘러싼 주변 경제 환경도 함께 살펴볼 기회를 갖고 특히 10주년을 맞아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상하이엑스포를 둘러보고 현지 기관, 기업인들과 교류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했다. 모집 인원은 총 50명 내외며 수강료는 770만원(상하이 현지 연수, 석식, 졸업 앨범 포함), 교육 장소는 매일경제미디어센터 12층이다. 4월 21일부터 등록을 받는 이번 과정에 대한 문의는 매경ㆍ외대 CHINA CEO 글로벌 전략과정 사무국(02-2173-2057ㆍ2552)이나 외대 홈페이지(www.hufs.ac.kr)를 찾으면 된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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