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개통되었다는 북한산 둘레길을 가기로 하였습니다.

전체 44킬로라는 데 우리는 불광동에서 우이령 입구까지 약 15킬로를 걸을 예정입니다.

불광동~은평뉴타운~북한산성입구~고양시효자동~양주시교현리

오늘의 둉행입니다.

만자와 경인이.

불광역에서 1시반에 만나서 둘레길을 들었습니다.

경인이는 벌써 우이동쪽은 불광동에서 우이동까지는 걸었다고 합니다.

참 부지런합니다.

불광동 입구에서 기념사진.

이전부터 있었던 길을 조금 더 정리하고 이어주었을 뿐인데도 둘레길이 열렸다니까,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것같습니다.

지척이 천리라고 불과 2-3분사이에 산 길로 들어섰습니다.

불광동 입구에서 한10이나 걸었나요.

전망대가 있습니다.

서대문구가 한 눈에 보입니다. 시원합니다.

여기가 하늘길이라고 합니다. 산 길을 이어주느라 다리를 만들었는 데 그 다리길을 하늘길이라 이름을 붙였습니다.

어디서 부터 왔는 지, 어디까지 갈 지 모르지만 이 전망대에서 구경을 하고 잠시 쉬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아직 개통되지 얼마되지 않아서인지, 표지판이 있어야 할 곳에 없어서 헷갈리는 갈림길이 몇 군데 있습니다.

이곳도 그런 곳중의 하나지요.

차차 나아지리라 믿습니다.

진관내동 어디쯤이라고 생각됩니다.
바람도 시원하게 불고, 이 곳에서 보는 북한산이 모습도 멋있습니다.
이 오른쪽에는 테니스장과 오래된 마을이 있습니다.
서울의 산간벽지라 부를 만하겠더군요.

그런데 길을 걷는 것도 걷는 거지만 이 두친구 말하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술을 꽤나 마시고 지하철 종점까지 갔는 데, 그게 서로 남탓이라고 하네요.
다음 부터는 너하고 술먹지 않겠다고 말하는 데 별로 그럴 것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은평단지인가요?
동네가 널찍하고 아파트사이도 꽤 넓습니다.
마을 모양도 마치 외국의 어디를 갖다놓은 듯 합니다.
가을이 벌써 다가 왔음을 알리는 단풍잎이 뎅그러니 하나가 찍혔습니다.

이 계곡이 있고, 음식과 술을 파는 가게도 있습니다.
벌써 두어시간 걸어서 목도 마르고, 술을 아주 즐기는 두 친구가 쉬어갈까 망성이네요. 

하지만 과감히 유혹을 떨치고 지나갔습니다.
대단한 만자와 경인입니다.

진관사 입구쯤 되는 곳인 것같기도 하고.

옛집 몇 채가 있는 데, 길건너의 현대식 건물만 아니라면 어릴 적에 방학마다 갔던 고향동네같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그렇게 북한산성 입구까지 왔습니다.

아직 한두시간은 더 가야 한답니다.

그래서 화장실도 들릴 겸해서 잠시 쉬는 데, 여기서 또 두 사람의 친구와 그의 아내를 만났습니다.

강석채, 정원균.

집도 같은 동네라 자주 보는 친구들인데 집동네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렇게 만나다니.

그런데 더 신기한 것은 이 친구들도 불광동에서부터 걸어왔답니다.

그러니까 우리보다 1-2시간전에 출발했고, 우리는 그 길을 계속 따라온 거죠.

우리가 좀 빨리 걷고, 이 친구들은 여유있게 걷고 하니 결국 여기서 만났습니다.

세상  참 좁아요

일단 오늘의 여정은 제쳐두고 막걸리한잔.

옛 이야기가 즐겁습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본인은 기억을 하지 못하는 당사자의 일을 옆 친구가 더 잘기억합니다.

대단한 기억력들이에요.

막걸리 5-6명을 먹었나, 그만 일어났습니다.

원균이와 석채가 또 다른 약속이 있어서 조금 아쉽지만 그 쯤에서 술자리를 마무리했습니다.

약간 알딸딸.

우리는 가던 길을 다시 가기로 했습니다.

석양이 지기 시작합니다.

숲속에 난 길을 친구과 가면서 맞이하는 석양빛은 왠지 아쉬움을 느끼게 합니다.

오솔길을 걷는 두 친구의 앞 모습에 석양빛이 비치네요.

가을, 나이 50, 저녁, 약간의 술.

그렇게 살아왔듯이, 또 그렇게 살 것같은 모습이 보여 한 장 찍어보았습니다.

슬슬 가을이 오려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걷다보니 어느 새 어두워졌습니다.

숲길을 걷다보니 처녀귀신이 나올 때도 되었습니다.

설마 우리보러 처녀귀신이 오지는 않겠지만, 숲길에서 만나는 어두움은 왠지 으시시합니다. 

그렇게 달 빛이 우리 길을 비추어 줄 때까지 걸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학교 담 벼락의 얽힌 넝쿨들이 보였습니다.
담쟁이에 수많은 식물들이 얽히고 섥혀서 사는 모습이 우리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찍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