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건

>> 아주 오래전  어느 겨울 날, 무지하게 추웠던 그 겨울 날, 어느 청년이 길거리에서 그 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떠나기로 되어있었고, 그는 남기로 되어있었지요. 그녀가 갈 길을 미리 알고 있었기에 그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처럼 하얗게 눈이 내린 날이었습니다.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 속에서 전 하염없이 기다렸지요. 기다리기 지루해서 담배를 한 가치 물었습니다. 그 담배를 다 피도록 그녀는 오지 않았습니다. 한 가치 더, 그래도 그녀는 오지 않았습니다. 한 가치 더, 한 가치 더, ....... 시간은 흘러가고 눈은 점점 내렸습니다. 온 세상이 마치 흰색만 있는 것같았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걱정이 되더군요. 그녀가 다른 길로 갔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 어쩌면 지나갔는 데 내가 못보았을 수도 있다는 생각, 자기를 보고 그녀가 피해갔다는 생각, ....... 온갖 상념이 피었다가 지는 사이에 길거리의 난간 위에 줄세워놓은 담배꽁초의 수는 늘어만 갔습니다. 이제는 마지막 한 가치만 남았습니다. 그래 이 마지막 한 대를 피우면 나도 가자, 너무 오래 기다렸어. 불을 피웠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첫 모금을 물었습니다. 허공에 떠오르는 그리움, 그리고 또 한 모금 그녀와 지냈던 추억들, 허공에는 담배연기와 눈송이들이 같이 휘날렸습니다. 한 참을 보다가 한 모금, 너무 빨리 타버리는 담배가 아쉬웠고, 허공에 흩어지는 추억이 아쉬었습니다. 그렇게 몇 모금을 지내다 보니, 어느 새 담배는 끝을 얼마 남기지 않았습니다. 담배가 그에게는 너무 짧았습니다. 아! 조금만 더 길었스면 ..... 한 모금만 더 필 수있으면 ..... 그럼 그녀가 저 쪽에서 웃으면서 올 것같은 데 ....... (이 이야기의 끝은 저도 모릅니다. 그런데 그 아쉬움의 결과가 지금의 에세처럼 가늘면서 긴  담배가 태어났다는 전설따라 삼천리 .......) (삼수시절 대성학원 계단에서 이석원과 담배를 피우면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 이 글의 내용의 주인공이 혹여 로시난테님은 아니신가요? 지금의 마님은 이사실을 아시고 계시나요? 이러한 글을 올리실때는 몸조심하시고 올리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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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시난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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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봉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