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9(토)일은 친구들과 무의도에 갔습니다.

국사봉과 호령곡산이 있기 때문이지요.

이번에는 막내도 데리고 갔습니다.

오랜만에 같이 가는 산행입니다.

버스를 탄 채로 배에 올라갑니다.

생각보다 배가 큰 데 정작 타는 시간은 5-10분정도라 아쉽습니다

친구들과 산행을 시작한 지 10년정도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3-5명이 고작이었는 데, 이제는 보통 20여명정도 모입니다.

오늘은 맘먹고 봄 산행을 겸해서 가자고 해서 집사람들도 동참을 많이 했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잘 따라 다니더니만 요즘은 엄마아빠는 나가라고 하네요.

뻔한 속셈이지요.

어른들이 없는 사이에 컴퓨터하고 싶어서.....

그래도 오늘은 아빠 친구들 사이를 오가며 열심히 올라갑니다.

아빠, 나 여기있어~

미래의 어느 날,

이 사진을 보면서 무엇을 기억할까요?

녀석보다는 녀석에 대한 아빠 친구들의 기억이 더 많겠지요.

양평 용문산에 제가 어렸을 적에,

지금의 이 녀석보다도 어렸을 적에,

용문사 은행나무 앞에서 아버지와 찍은 사진이 있읍니다.

그리곤 지금 가면 그 자리에서 같은 자세로 찍어보곤 합니다.

먼 훗날 이 자리에서 같은 자세로 찍어볼 기회가 있겠지요.

원래 이 산을 하기로 한 목적이 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양 쪽으로 바다가 보여서 아주 멋있다는 친구의 경험담 때문입니다.

그런데 안개가 너무 짖게 끼는 바람에 몇 발자국 앞을 보기도 어렵습니다.

뭐, 사는 게 뜻대로 되지는 않지요.

아빠의 친구와 같이 걷고,

아빠의 친구와 같은 것을 가리키는 녀석의 모습을 보면서,

나의 과거와 미래를 같이 봅니다.

녀석이 찍어준 이 사진을 보면서 다 컷을 때 무슨 생각을 할까요?

산행중에 누가 그러더군요.

기숙사 생활을 하기 때문에 떨어져 있던 자식이 집에 왔는 데, 무뚝뚝했던 모양입니다.

자기는 열심히 문자를 보내면 한글자로 달랑 ''''ㅇ''''을 찍어보냈답니다.

이런 말, 저런 말을 많이 하고픈데 대답은 ''''응''''하고 끝난거지요.

그러면서 하는 말, ''''내가 아버지에게 했던 일들이 얼마나 섭섭해 하셨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랍니다.

저도 가끔은 저 녀석을 보면서,

아버지를 생각합니다.

무의도에서의 산행을 끝내고 다시 배를 탔습니다.

친구들은 바다를 보면서 남은 소주병을 털어버리기 위하여 선창에 모였고,

오랜만에 보는 갈매기들이 주변으로 모여듭니다.

언젠가 이 갈매기들처럼 훨훨 날아갈 나의 아들과 오랜 만에 산행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 갈매기들을 보면서 더 높이 날아, 더 멀리 볼 수있는 갈매기 조나단이 생각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