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다보면 별거없더라는 생각이 점차 든다.
가장 행복한 순간은 역시 가족에게서 나온다는 걸, 이제야 깨닫기 시작했다.
그런데 점점 더 그나마도 지키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옛날 어른들이야 '이리와!' 하고 한번 껴안아주면 감동받았는 데,
요즘은 선물해주고도 잘, 아주 잘 껴안아주어야 하니,
돈도 들고, 힘도 든다.
종대는 둘다 잘 할수있어 좋겠다.
오랫동안 그렇게 살기바란다.
그래야 꽃집 아저씨도 인심쓸 기회가 많아지니까.
>> 어제는 내 반쪽을 만나 결혼한지 꼭 16년째 되는 날이었다.
>> 그저 무심코 지나치지는 않았었지만 그 때만 되면 괜한 걱정이 들곤 하는 것이 꼭 사지선다형 시험문제를 푸는 것 같은 기분인 것이다.
>>
>> 큰 아이가 어느새 중학생이 되고 월급쟁이 신세로 아이들 과외라도 시켜주려니 빠듯하기만 한 내게 작년말부터 직장을 나가기 시작한 집사람이 고맙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고 어쩌면 잘 된 일이라고 자부하기도 하면서 그렇게 맞벌이를 시작하게 되었다.
>>
>> 그래서 어제는 과감히 꽃을 보내기로 하였다.
>> 집사람이 근무하고 있는 직장으로..
>>
>> 우리 동문인 조정훈의 플라워갤러리로 전화를 걸어 작은 꽃바구니와 직장사람들끼리 함께 먹을 수 있도록 케익을 부탁했다.
>>
>> 싱글벙글..
>> 좋아서 죽겠단다..
>> 직장내에서도 완전히 뿅 갔단다..
>>
>> 그런데 커다란 꽃바구니는 물론 직장동료들과 함께 먹으라도 보냈던 케익까지 그대로 들고 와버렸다.
>> 게다가 작은 꽃화분과 샴페인까지..
>> 내가 특별회원이라며 조금 더 신경을 써서 보내 준 그 엑스트라의 선물과 아주 정성스레 만들어 진 그 꽃바구니를 보면서 모처럼 집사람에게 점수를 딴 것 같아 나 또한 흡족한 기분이 들었다.
>>
>> 친구 조정훈
>> 그 친구의 작은 관심이 내겐 더욱 커다란 기쁨으로 돌아와 있었다.
>> 고마우이...
>>
>> 그리고 우리 친구들..
>> 살아가면서 남는 건 결국 자기 반쪽이 아니겠나...
>> 나 같이 작은 선물이라도 가끔씩 해 준다면 나중에 늙어서 고생할 때 조금은 잘해 주지 않겠나..
>>
>> 미리 미리 미래를 대비하세나...
>> 우리 옆에 그것을 도와주는 플라워갤러리가 있지 않은가 말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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