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롤로그>
몇몇의 친구들을 더 찾아 내자 만나자는 친구들이 아우성이다.
그래도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지 않으면 신선함이 떨어지고 곧 식상함에 열기가 떨어질 것 만 같은 나의 조심스럽기만 한 혼자만의 생각에 그간의 시간들을 꾹꾹 눌러 오다 드뎌 6월의 하루를 잡기에 이르렀다.
<제 1 막>
6월 13일 금요일 19:00
그간 메일과 전화를 통해 온각 협박과 회유를 받아 오던 친구들..
이제 그들은 나의 독재적 이끌림에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듯이 굴복되어 있었고 나오지 않으면 안단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60년대 우리의 정신적 토대였던 새마을정신으로 완전히 개조가 되어버렸다.
예상 참석인원 15명...
그러나 결국엔 10명에 그쳤지만 그들만으로도 정예요원이었는지 끝까지 함께 하는 오기와 여유를 부리고 있었다..
거품명장의 주인장 조희건..
오늘도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그 집 홀과 안마당을 점령하지 못하고 옆으로 옆으로 밀리고 말았다.. 언제쯤 그 집 홀에서 한가로이 술 한잔 기울일 수 있을런지...지금 한참 호프집을 확장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니 그때쯤은 어떨런지..그래도 어려울 것 같단 생각은 떨칠수가 없다..
오늘 처음 데뷔전을 치르게 될 수원에서 귀금속을 다루고 있다는 후석이가 대외비 사업으로 그 정체를 함부로 밝힐 수 없는 형찬이와 니트사업의 대가인 기영이 그리고 우리 국민의 구강건강을 위해 20여년을 달려 온 시우가 먼저 도착해 앉아 있다.
조금 늦었던 내게 기꺼이 차량을 대준 교철이와 함께 모처럼 막히지 않은 길을 달려 빨리 도착할 수 있었지만 그들 앞에선 미안할 따름이다.
곧이어 국가적인 컨설팅사업을 하고 있는 철원이와 아직도 군바리임을 떳떳히 밝히며 대외비 사업을 하고 있는 형찬이의 정보력에 의심을 품고 있는 성윤이 그리고 우리반의 영원한 짱인 종찬이가 속속 도착한다.
주인장의 따스한 마음이 담긴 푸짐한 안주들이 시원한 생맥주와 함께 나오면서 도시의 어스름한 어둠속을 뚫고 아름답고 예쁜 얘기꽃들이 피어 오른다.
욕지꺼리가 나와도 싱글벙글
험담이 나오고 성공담을 나누고 못 나온 친구들의 근황에 대하여 귀를 쫑끗거린다.
게다가 앨범을 꺼내 이름과 얼굴을 대조해 가며 오랫동안 잊어 왔던 친구들과의 흐릿한 기억을 꺼내기 위해 다들 쓰지 않던 머리를 돌리느라 쥐를 내며 애를 쓰는 모습이 흥겹다...
<제 2 막>
강남의 어느 지하
홀 중앙에선 피아노를 치는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이 바삐 움직이고 있고 한쪽 구석에선 흔히 볼 수 있는 우리의 자화상들이 술과 여인을 들이키고 있다.
희건이가 쏜다는 말에 부랴부랴 끌려 오긴 했지만 솔직히 부담스럽다.
우리 동창들이 만나 굳이 이런데까지…
잠시 잠깐 그런 생각은 곧 망각의 늪으로 벗어 던져 버리고 철원이의 멋진 폭탄주 제조에 다함께 원샷 !!
점점 몸이 나름해 진다.
그러나 생각은 점점 더 젊었던 그때로 돌아가는 중이다.
노래를 부르고 흥이 겨워 술이 쌓여 간다.
기영이의 어여쁜 마나님이 도착하자 기영이 마나님을 자기의 둘째, 그리고 기영이 와이프의 친구를 셋째라며 호기를 부리는 희건이가 정말로 부럽기만 하다…
너무나도 예쁜 기영이 와이프
제수씨 !!!!…
그날 정말 고마웠고 수고 많으셨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종착역이 없어 보이는 여행들이 계속 돼고 있었다.
이럴때 나의 독재가 필요한 것이다.
전체 차렷 !! 전원 집앞으로 출발 !!
<제 3막>
이 놈들 술에 모처럼 풀어 놓았더니 이젠 내 말마저도 들을 생각을 않는다.
집에 가라고 해도 갈 생각을 않는 지독한 놈들…
그래서 또 걸어 또 다른 호프집
그나마 지상이다. 그리고 홀 안을 점령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난 이미 완전히 가 있었다.
급히 화장실을 찾아 속에 들어 있던 시뻘건 껀데기들을 화장실 바닥에 흥건히 토해 내고 다시 자리로 돌아 왔다.
스바르…
왜 들 이렇게 술을 잘 마시는 거야
세규가 준 소체환을 몇알을 먹었는데도 효과도 없고…
세규야 !!
혹시 너 가짜 명의 아니냐..?
하여간 난 몇몇 친구들을 뒤로 하고 나만 먼저 나와야 했다.
같은 방향인 종찬이와 성윤이를 데리고서 말이다…
<에필로그>
우린 모처럼 만나 정말이지 흥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조만간 이환배 선생님을 꼬~옥 찾아 뵙자는 또 한번의 다짐을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 작지만 회비도 걷었다. 의미 있는 우리들의 모임을 위해서 말이다.
그러나..
그러나..
내 생각은 말이다.
우리의 제 2막은 앞으로 아주 가끔씩 하자꾸나…
희건이의 그 기쁘고 반가운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들의 순수한 마음만큼은 양주로 더럽혀 지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솔직한 내 마음이란다…
물론 정말이지 사업이 잘 되고 우리 친구들을 위해서 꼬~옥 한잔 사고 싶은 친구들이 있다면 그 성의를 받아 들이지 않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하겠지만 말이다…
물론 나만의 생각이다…그리고 또 한명 짱의 생각이기도 하지..
하여간 희건아 정말이지 고마웠구나...
그리고 1차를 뽑았던 철원이도 고맙고...
그런데 3차는 누가 냈다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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