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산행을 북한산으로 하게 된데는 나름대로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산악회 회장의 아둔함때문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와 준 친구들이 그저 고맙기만 하다.
우리가 학교 다닐 즈음에는 그래도 북한산 주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었는데 이제는 전국 방방곡곡 일따라 삶따라 저마다 사는 곳과 사는 모양까지 달라져 버렸지..
아카데미하우스가 보이는 매표소 입구 앞
모처럼 나오는 친구들을 위해 식당에서 미리 준비한 음식과 막걸리 그리고 생수를 준비해 도착하자 권회장과 경총무가 마을버스에서 막 도착하고 있었다.
벌써 도착해서 기다리고 있던 9반 정성근 이사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과연 몇이나 올까 하는 작은 조바심을 털어내며 토요일 오후의 산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예정시간을 조금 넘긴 시간
15반 강성환 이사와 1반의 명예를 살려 준 조희건 동문이 터벅거리며 걸어 오고 있는 모습이 너무나도 고맙고 반갑기 그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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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시작했다.
물론 나의 6살 꼬마 각시와 함께 말이다.
아침 일찍 구기동쪽에서 출발한 권오인 동문은 벌써 대남문이란다. 아마도 우릴 만나려면 1시간쯤은 기다려야 할 듯…
그동안 많은 비가 왔음인지 계곡을 가득 채우며 힘차게 내려가는 물줄기 소리가 첫 산행의 출발과 함께 시원하게 들려 온다.
그리고 조금씩 내리기 시작하는 빗줄기는 여름의 피로를 도시의 피로를 씻어 내는 감로수처럼 우리가 숨쉬는 산속의 공기마저 아늑한 분위기로 바꿔 주고 있었다.
생각보다 함께 한 친구들의 내공이 만만치 않다.
강성환 동문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산하고는 그리 친하지 않은 것 같았는데 말이다.
때문에 나의 작은 공주를 데리고 온 나로선 도저히 따라 잡지를 못하고 점점 더 그 간격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사이 뒤늦게 출발했던 조정훈 이사가 어느새 따라와 멀치 감치 멀어져 가고 있었고…
앞서 갔던 조희건 동문이 공주님과 내가 걱정이 되었는지 걸음걸이를 맞추어 주고 있었다.
점점 더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가 야속하기도 했지만 산을 아는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우천산행의 달콤함을 나머지 친구들도 알 수 있을는지 괜한 걱정이 든다.
대동문을 약 10여분 정도 남겨 둔 마지막 9부능선에서 기다리고 앉아 있는 친구들이 눈에 보이고 그곳에서 기념촬영까지 했지만 자료실에 올려진 것처럼 어두운 배경속에 갇혀 있어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아쉬운 마음뿐이다.
그래도 어쩌랴 !!
사진 속에 가두어 낸 배경과 그 순간의 찰나보다는 산행 내내 느낄 수 있었던 마음속의 아름다움이 어쩌면 더더욱 멋진 모습으로 우리 눈 속에 남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리고 대동문이다.
이미 많은 산꾼들이 비를 피해 성곽 아래에 모여 있어 복잡하고 어수선한 분위기다.
그 속에서 한쪽 귀퉁이에 판쵸우의를 깔고 멋스럽게 앉아 있는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권오인 이었던 것이다.
반가움 !!
악수로 대신하고 잠깐 시끌벅적 다른 산꾼들에게 잠깐의 무례를 범 한 다음 자리를 깔고 준비해 간 막걸리와 김치 그리고 모듬전으로 정상주를 돌리기 시작했다.
한잔 두잔 그리고 모두 한입으로 외치는
역시 이맛이야 !!
그러나 서서히 땀이 식으면서 체온을 식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역시 준비 된 산꾼들의 배낭속에서 꺼내진 우의와 자켓 등으로 몸을 감싸고는 서둘러 하산을 준비했다.
소귀천계곡
계곡의 물은 빗물과 썩여 더욱 세찬 물거품을 만들어 내며 거침없이 흘러 내려가고 있었고 땅 위로 떨어지는 빗물은 나무와 돌위의 찌꺼기를 씻어내며 땅속으로 파고 들어가 좀 더 자연에 가까운 촉촉한 냄새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그렇게 오랫동안 잊어 왔었을 산과 계곡에서 그리고 자연의 냄새와 소리에서 우리의 오감을 하나 둘씩 정화시킬 수 있었으리라…
대동강에 도착하니 벌써 도착한 친구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며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이종승, 이재한, 박동완, 이광진, 손동휘, 김선송 동문
멍멍이의 구수한 냄새와 닭도리탕의 매콤한 맛이 소주의 쓴 맛과 어울려 계곡을 끼고 있는 대동강을 서서히 저녁빛속으로 몰아 넣고 있었다.
반갑게 인사하고 소주와 막걸리로 한잔 두잔 주거니 받거니
이종승 이사의 호통으로 뒤늦게 도착한 고덕영 동문과 이세규 동문까지 가세하니 그 일당이 도합 십육이나 되었다.
어~허 참 내 작은 공주님까지 합하면 합이 열일곱일세..
이찌되었건 그간 36기 동기산악회가 겨우 이름만 걸고 있었지만 이번에 회장단의 지원으로 모처럼 즐겁고 흥겨운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이재한 동문이 회식비용의 많은 부분을 감당해 주어 더더욱 즐거웠을께다..
불가피한 일로 먼저 자리를 일어났지만 모두가 즐거웠고 좋은 자리였음엔 틀림이 없지 않았을까 혼자 자평해 본다.
친구들아 !!
이제 나이 줄이 40이 넘어서면 서서히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하고 긴 인생을 생각해야 할 시기라고 할 수 있을게다.
거기에 꼭 맞는 게 등산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이미 많은 친구들이 산을 찾고 이미 몇몇은 산꾼이 다 되어 있는 친구도 있더구나.
허나 함께 하면 모두가 좋을 것 같네
산에서 또 보자꾸나…
9월 산행은 청계산으로 할 예정이다.
9월 셋째 주 토요일인 9월 20일 오후 2시로 잠정 결정해 놓았다.
자세한 내용은 강성환 동문이 올릴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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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속중인동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