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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은 이미 겨울에 성큼 들어 서 있지만 일요일이면 반복되어 찾아 오는 산에 대한 그리움엔 가슴을 적시는 봄바람의 살랑거림이 있기 때문이리라... 일요일의 늦은 아침 단잠을 자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뒤로 하고 조심스레 현관문을 열고 나서자 겨울 아침의 차가운 냉기가 얼굴을 감싸며 코와 입으로 넘어 들어 갈 때의 기분은 먼저 깨어 나서는 자들만이 맛볼 수 있는 작은 자만심은 아닐는지… 오랫동안 산과 떨어져 지내던 내게 오늘은 더더욱 특별한 감으로 다가 왔다.. 상쾌한 아침인사로 약속장소에서 만난 산우들에게 한동안 소홀했던 미안함을 대신하고는 목적지를 향해 출발 한동안 산의 기운을 받지 못했음인지 아니면 거듭되는 송년회와 술자리로 인해 찌든 육신때문인지 처음부터 무겁게만 느껴지던 어깨가 산행 초입부터 부담으로 다가왔지만 허옇게 빛을 바래며 뒹굴고 있는 나뭇잎들로 두껍게 가려진 소롯길을 힘겹게 따라 오르기 시작하자 몸 속에서 빠져 나오는 굵은 땀방울과 함께 무겁게 짖누르던 부담감도 서서히 몸속에서 빠져 나가고 있었다. 우리는 오랫만에 우이암을 오르기로 하였다. 우리만이 아는 비밀스런 우리만의 코스이기도 한 그곳엔 또한 우리만이 아는 큰바위가 있다. 사십분쯤 소롯길과 계곡을 건너고 길지 않은 깔딱고개를 깊은 숨소리와 함께 넘어 서면 비로소 낮지만 멋진 산세를 조망할 수 있는 우리만의 큰바위가 있는 것이다. 그곳에서 숨을 고르고 수분을 보충한 우린 우이암 코스의 비경인 암릉지대로 들어서게 된다. 그다지 위험하지도 않으면서 도봉산의 왼쪽 날개를 관장하고 있는 우이남능선의 아래쪽에 조심스레 숨겨진 이 곳 암릉지대에서는 아래쪽으로 북한산을 위쪽으로는 도봉산을 끼고 앉아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고 있는 아침햇살에 따사로움을 즐기기에 너무나 안성맞춤인 곳이다. 그전 같으면 야~호 라도 신나게 외치며 뱃속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소리를 스트레스와 함께 질러 볼만도 했지만 산에서의 큰소리는 산에서 살아가는 동식물에 많은 스트레스를 준다는 누군가의 얘기를 듣고 난 후부터는 자연보호라는 미명하에 아쉬움을 달랠 뿐이지만 눈으로 보고 몸으로 느끼는 것 만으로도 좋은 것이 우리의 산이기에 그 정도의 아쉬움은 참을 수 있을 정도다. 이제부터는 그다지 어려운 길은 없다. 암릉을 뒤로 하고 작은 안부 밑으로 사면을 따라 능선을 따라 여유를 가지고 남은 길을 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출발하고 나서 2시간이 못돼 도착한 곳 그곳은 우이암을 바로 앞에 마주보고 서 있는 작은 암봉이 있고 그곳에서 조금 떨어진 바위위 양지바른 곳에 세워진 어떤 오래된 위령비가 있는 곳 우린 그곳에서 일요일 아침의 작은 성찬을 펼칠 수 있었다. 많지도 적지도 않은 조촐한 아침은 우리들만의 작은 성취감을 공유하기에 적당했다. 정상주로서 가장 어울리는 서울막걸리가 겨우 한잔씩 밖에 돌아가지 못한 것이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일까… 보문산장과 신라의 고찰 원통사를 끼고 정상적인 하산코스인 우이남능선을 끼고 내림길을 시작했다. 그리고 등산객들이 오르내리는 길목에서 땀을 식히고 숨을 고르는 고갯길에서 우린 또 우리만의 새로운 코스를 찾아 하산하기로 하고 또 내림길을 시작했다. 인적이 드믄 계곡길이었다. 그리고 빽빽이 들어 선 나무들과 부드럽게 깔린 솔잎 낙옆길은 우리들에게 또 다른 맛을 가져다 주고 있었다. 중간에 길을 잃어 버릴 수 도 있었지만 노련한 다섯 사람의 판단은 결국 우이남능선의 정상적인 하산코스보다 조금 빠른 걸로 느껴졌고 마지막 하산지는 원불교 연수원으로 나오게 되었다. 오랜만의 산행이었지만 산속의 많은 기운을 듬뿍 담아 올 수 있는 산행이었다. 가끔은 코스가 짧은 것이 아쉽게 느껴지지만 매주 조금씩 욕심내지 않고 할 수 있음에 감사를 느끼는 게 더 좋은 것은 아닌지 변명을 해보며 또 한번의 산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 12월 정기산행을 불가피하게 연기(취소)하게 되었읍니다.. 산행을 기다리시던 많은 동문들께 죄송스런 맘 그지 없네요. 하지만 새해 시산제는 반드시 실행하도록 하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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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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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