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 어릴적 잠자리 잡으러 가면 형들은 고추잠자리, 말잠자리, 왕잠자리를 잡았는데 나는 어려서 잡지 못했지. 그때 눈에 띈 만만한 조그만 벌레가 풀잠자리였어. 그런데 그녀석은 조금만 힘을 주어도 죽었거든.
너무 연약해서 바람에 쓸리고, 너무 조그마해서 풀사이로 날아다니곤 했는데 ... 녀석은 그러면서도 파란하늘을 지켰지.
카메라는 똑딱이(자동필름카메라)와 디카로만 써보았거든. 똑딱이나 디카나 찍으면 잘 나오지. 어느 날 디카로 철죽을 접사했는데, 매우 흡족했지. 잘찍었거든 ... 그런데 인터넷사이트에 올라온 철죽을 보고 놀랬지. 아주 잘찍었을 뿐만 아니라 내가 찍은 것과는 색상에서 확 틀렸지.
그걸 찍은 사람은 전문가도 아닌 아마추어로 사진이 취미인 중년 남자였지. 그리고 수동카메라로 찍었다는군. 그사람 작품을 몇 개 더 보았는데 똑딱이나 디카에서는 못느끼는 정감이 있더군. 그렇게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었겠나. 똑딱이나 디카가 나온 뒤 사람들은 사진을 찍은게 아니고 사진기에 찍혔다고 하더군. -.- :;
수동카메라는 정직하다고 하더군. 내가 찍고자하는 그대로 나오고 ... 현상하고 인화하는데 디카보다 많이 들겠지. 하지만 한 번을 눌러도 쉽지 않은 이 세상 이제는 천천히 걸어 가고 싶다. 천천히 ...
여기다 글쓸 정도로 온 사방에 이야기 했더니 ... 하늘도 감동(?)하시어 직장 동료가 아버님 유품을 양도했다네 ... 방에 놓아두는 것보다 쓸사람이 쓰는게 좋다고 ... ^^:;
Yashica ERECTRO35 GSN 이라는 건데, 5월 3일 받아서 4일 잠깐 연습하고 5일 찍고, 6일 현상인화 했는데 ... 와, 처음치곤 잘 나와부렸어,이. ^^
성원에 감사드리며 ... 혼자 장구치고 북치고 ... 이만 =3 ==3 ===3
2004.5.7 니덜의 영원한 벗 풀잠자리 m(_._)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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