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선 동기를 생각해주는 창수에게 고맙다.
그런데 약간의 오해가 있었던 것같다.
이건 그냥 단순한 미팅이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미남들이,
핀란드를 대표하는 미녀들과의 역사적인 만남을 주선하는 거였지.
그렇기 때문에 격식이 대단히 복잡하거든.(아마 전에 쓴 거는 읽지 않은 모양이다)
물론 전 세계 생중계가 예정되어있기 때문에 얼굴 화장부터 복장에다, 댄스를 연습하라고 했던 거지.
그리고 도덕적 책임을 묻지않겠다고 각서를 받겠다고 한 것은 미스핀란드와 미스터 코리아들의 불미스런 일을 걱정해서라기 보다는,
미세스 코리아들의 질투심이 걱정되서 그런거지.
아뭏든 그 부분은 내가 깊이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고, 충고고맙다.
미스 코리아가 여성성의 상품화때문에 문제가 되었듯이, 자칫하면 미스터 코리아의 대 유럽진출도 어쩌면 남성성의 상품화로 문제가 일어날 지도 모르겠다.
이번에 신청한 사람들이 모두다 한 미모하는 사람들이거든.
사실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 배용준처럼되봐야 골치만 아프지.
이런 저런 생각을 깊이하지 못했는 데, 여러모로 생각하게 해주어서 고맙다.
그리고 대한민국 남자의 멋진 모습을 세계 만방에 알리려고 기꺼이 희생하려던 친구들에게는 미안하게 되었다.
창수의 말대로 이번 일은 아무래도 접어야 할 것같다.
다음에는 좀더 조심해서 이런 불상사가 없도록 하마.
전세기도 취소하라고 해야지.
재화가
>> 얘들아. 장난이 아니고 사실이라면, 미스 핀란드와의 미팅 추진하는 것 취소하기 바란다. 지금 나라의 경제도 어렵고. 청년 실업자들이 거리를 헤매고 지하도마다 노숙자들로 넘쳐나는데 전세 비행기가 웬말이냐. 더구나 부인들에게 도덕적 문제 제기를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는다니 그건 또 뭐냐. 홍재화가 추진하는 일이 비도덕적이라는 반증이 아니냐. 그리고 전회장인 현준이와 전총무인 일수가 이름을 밝히고 참가 신청을 했고, 그외 다수의 동기들이 뜻을 같이 했다니 너희들 그래도 되는 거냐. 현준이와 통화했는데 장난은 아닌 것 같더구나. 특히 우리 사회의 인텔리 계층인 현준, 일수가 그래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의 충고를 경동 36기에 대한 애정과 관심에서 나온 충정으로 받아들이고 재고하기 바란다.
>> 처음 올린 글은 다소 감정적이고 과격해서 삭제하고 다시 쓰는 것이다. 그리고 작년 송년 모임은 25년만에 친구들을 만나 너무 반가워 기분이 고양되었고, 또 애들이 나에게 집중적으로 술을 준 걸 다 받아 마셔서 많이 취해 실수한 것 같다. 거기 참석한 친구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진정한 동기라면 널리 이해하고 용서해 줄 거라 믿는다. 홍재화는 누군지 모르고, 경일수는 자세히 모르겠고, 현준이는 2학년때 같은 반이어서 잘 알고, 믿기 때문에 전화했다. 현준아 부디 고깝게 생각하지 말아라. 네 말대로 내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모교를 사랑하는 마음, 동기들을 아끼고 신뢰하는 마음에서 그런 것이라고 이해해 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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