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이 깨끗하네요
우리 예쁜 성보가 요즘은 몸이 좋지않아서 잠을 잘 자지못해요.
밤늦게까지 칭얼대더니만 아침 6시가 되니 또 칭얼대기 시작하데요.
우유를 타서 집사람에게 주고 나는 주섬주섬 옷을 챙겨입고는 산을 나섰지요.
집을 나서지 벌써 들리는 물소리가 틀리더군요.
'졸졸졸'아니라 '콸콸콸'이어요.
엊그제 이틀동안 비가 제법오더니만, 산소리가 바뀌었어요.
계곡은 물로 가득차서 약간 골이 있는 곳은 제법 파란색이 돌아요.
어린아이들은 물장난을 칠 수있겠어요.
약수터로 올라가는 데도 작은 골골마다 물소리가 끊이지않았어요.
잎사귀도 이제는 연두색에서 파란색으로 많이 변했어요.
진달래꽃은 더 이상 보이지를 않네요.
숲속이 많이 어두워요. 나뭇잎들이 무성해서 하늘을 가려서 그래요.
약수터에서 한모금을 마시고 오솔길같은 등성이를 걷다보니 금방 봉우리에 도착하네요.
전 여기에 오면 한 10-20분은 그냥 앉아서 쉬어요.
발 아래 내려다보이는 세상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지요.
주로 오늘의 할일이 무엇인지, 어제는 무엇을 했는지하면서 있다보면 시간이 후딱가지요.
그런데 오늘은 정말 상쾌했어요.
오른쪽으로는 의정부시내가 다보이고, 남쪽으로는 관악산이 가까이 보여요.
여느 때같으면 시내 중간정도인 남산탑도 보일까, 말까 한데, 오늘은 서울시내는 물론 안양쪽까지도 훤하게 보이는 것같아요. 암튼 관악산너머까지 보였으니까요.
게다가 그 사이에 펼쳐져있는 아파트며, 집들이 하나하나 또렸하게 보여서 마치 내가 난장이나라에 와있는 걸리버같았어요. 하나씩 들어내면 잡힐 것같았으니까요.
평소에 보이던 노르스름하고 하야스름하던 공기층도 없이 아주 깨끗했어요.
도봉산, 북한산이 마치 손에 잡힐 듯하고요, 산이 연두색, 파란색 그리고바위색이 잘 어울어져서 뛰어들고 싶었어요.
오늘 내가 본 세상은 정말 깨끗했어요.
앞으로도 세상이 이랬으면 전 정말 좋을 거예요.
우리 예쁜 성보가 살 세상이 깨끗할테니까요.
여러분~~~~ 깨끗하게 사세요~~~~~~~~~~~~~~~~~
홍 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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