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요즘들어 슬프다.
왜냐하면 '밥먹으러 한번 놀러오라'는 전화가 부쩍 줄었다.
아마도 그런 생활을 너무 오래해서 그런가보다.
세상에 친구는 많지만 사실 난 돈이 되거나 무슨 정보를 주지않는 친구는 잘 찾아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도움이 되지 않는 친구를 일부러 찾아가서 밥사기에는 난 부자가 아니라서 그러지 못한다.
남들처럼 월급을 받거나 보너스를 받는 것도 아니면서 이리기웃, 저리 기웃하는 생활을 오래하다보면 눈치가 많이 늘어서, 딱 보면 저놈이 나한테 밥살놈인지, 아닌지가 빤해졌다.
그런데 속이 무척 상하는 것은 친구놈들도 그런 눈치가 나만큼이나 빤해졌다는 것이다. 옛날처럼 아무때나 가서 '야 밥사!'하면서 뻔뻔해지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나쁜 놈들.
난 무척 슬펐다. 내가 갈 곳이 점점 줄어든다는 것이.
하지만 다른 놈들도 보면 나하고 비슷해지는 것같다. 좀더 낫고, 덜한 부류들도 있지만 아주 그런 면에서 무심한 놈은 없어보인다. 몰론 겉으로야 '바빠서'라고 하지만 ......
그래도 정말 착하다는 나도 지방에는 뻔질나게 가면서, 정작 서울에 있는 친구는 두어달에 한번 볼까, 말까한다. 나도 이만큼 '약아졌다'는 것이 내심 흐믓하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녀석들이 그렇다는 것은 '아주 아주 괘씸하게 보인다.'
요즘은 월급받았다고 전화하고, 보너스받았다고 전화하는 친구가 그립다.
왜 내가 전화먼저하지 않냐고?
묻지마. |
접속중인동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