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발(出發)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는가?
무엇을 위해, 왜, 태어났는가?
등 등...
이러한 오랜 일련의 궁금증에 대한 일차 결론을 스스로 내려야만 하는 시점이 되었다.
대한항공과 상하이항공이 연계된 비행기에 올라서야 마음의 수첩을 폈다.
집을 나서 공항리무진버스의 차창 밖으로 보이는 서울의 모습과, 지하철역에서 얻은 간이 신문들 등을 보며 차분한 시간을 찾아 봤다.
계속되는 부산스런 행동과 마음들 때문인지 어지럼증이 또, 몇 일째 계속되고 있었고, 의사는 과로라고 했었다.
바쁘게 움직였지만 가시화(可視化)되는 결과물은 없었고, 몸과 정신은 커다란 목표감에 살짝 긴장되어 있었다.
내 삶 속에서 또 다른 한 장이 될 이번 여정(旅行一定)은 무일정과 무계획.
나와 중국과 한국, 그리고 이들의 현재와 미래를 간음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여정이다.
등에 멘 여행용 배낭 속엔 온통, 오래 입어서 헐었거나, 구형(舊形)이어서 잘 입지 않는 의류와 이와 같은 준비물이다.
어디서나 항시 버릴 수 있는 편하고 값싼 물품들 그리고 별로 가진 것도 없다.
가벼운 배낭만큼이나 맘도 몸도 생각도 가볍고 헐겁게 비워 두었다.
귀국 길엔 무언가 억지로 채워서 오려고 하지도 않는다.
흐르는 물처럼 순항하듯 여정에 오른다.
/ 인생이란 하나의 장소가 아니라 여행이다. /
난, 우주에서 왔다, 우주로 간다.
즉, 자연에서 왔다가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말과 같다.
자연도 우주요, 내 몸도 내 주변도 모두 자연의 일부이고 우주다.
따라서 흑과 백, 잘함과 잘못함(是是非非)을 가리듯, 물과 기름을 구분하듯 어떠한 행위도 할 수 없으며 옳고 그름도 없다.
단, 내가 행하고 내가 생각하기에 따라서 모든 우주는 변하고 이에 모습이 생겨난다.
밝고 올바른 마음과 사고(思考)로 보면 모든 것이 옳고 밝음이요.
진실 된 마음으로 보면 모든 것이 진리요.
거짓 된 마음으로 보면 모든 것이 거짓인 것이다.
따라서 우주는 내 속, 마음의 자세에 있고, 미래의 결과도 내 속, 사고와 마음의 자세에 있다.
그러니, 밖에서(외국)에서 타인으로부터 나를 찾고 무엇을 얻을 것이 아니다.
자신의 내면에서 갈구(渴求)해야 한다.
그러니, 스스로를 귀중히 여기며 삶을 소중히 하고, 몸과 언사를 경솔하게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
아~~,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난, 내가 살고 있는 곳과 절친한 주변인들에게 조차도 아직 다 하지 못한 사랑과 일들이 많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이 너무 보잘것없고 미비하다.
집안과 회사도 나의 입지도 주변도 매우 열악하다.
높이 쌓으려면 넓게 그리고 기초가 튼튼하게 다져야 한다.
중국은 공부하고 조사하며 참고만하고 준비(마음과 미래)할 것이며, 지금은 국내에서 좀 더 단단한 내실을 구축하고 추구해야 한다.
자국(自國)에서도 아직 못 다한 일도 많고, 그 규모가 미비한데, 어찌 세계의 가축장(家畜場) 중국에서 잘 살아 남기를 바라는가?
기내(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땅 위에 작은 점만큼이나 우주에서 본 티클 만큼이나 참으로 보잘것없고 한 것도 없지만, 삶을 즐기듯 영유(泳遊)하면서 일도 목표도 이루어 나가자, 나의 분수와 능력과 여건에 맞게...
자 이제 출발이다!!
제2의 인생은 몸도 마음도 다스려가면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후손(後孫)들도 보면서 삶과 목표를 그리고 일을 즐기자!
새해, 중국 출장길에 오르며 기내에서 벗들의 건안과 행복도 간절히 기원해 본다. 신봉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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