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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name="[문서의 처음]"></A> 
>> 언제나 맑은 정신의 테리우스를 찾습니다. 
>> 
>> 아침에 일어나서 대충 옷가지를 챙기고 집을 나섰다. 사당역에 도착하니 정확히 9시. 난 역시 정확해. 
>> 
>> 지난 주에 보았어도, 지난 달에 보았어도, 졸업하고 처음 보았어도 항상 보아왔던 것같은 기분을 주는 ‘놈’들이 벌써 모여 있었다. 지난 번 청계산에 갈 때보다 숫자가 늘었네. 그런데 하니(Honey? 달려라 하니?)씨가 보이지 않네. 흠 이번 점심에는 날아다니는 홍어무침은 없겠네. 실망! 
>> 그런데 실망도 잠시, 또 다른 미모의 여인이 있었다. 
>> 
>> 조금 지나니 박카스가 돌려진다. 현준이가 힘내자고 모두에게 한 병씩! 
>> 이 박카스가 오늘 산행의 말미를 예고하는 것일 줄이야~ 
>> 
>> 더 시간이 지났는 데도 출발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충구가 군산에서 첫 차를 타고 오는 중이란다. 조금만 더 기다리쟌다. 
>> 그동안 성환이, 희건이 그리고 종대가 올린 숱한 산행기와 사진을 보고도 참석하지 않은 ‘놈’들은 충구의 ‘충성심’을 본받아라. 이래서 대한민국은 군인이 지킨다는 말이 있는 거다. 
>> 조금있으니 충구가 왔다. 버스를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어부인께서 차멀미를 해서 굳이 기차를 타고 온 것이란다. 충구의 충성심은 마누라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 
>> 출발! 
>> 
>> 어느 새 산속으로 들어가니 폭염날씨가 나무 그늘에 덮여지고, 재잘거리는 아가씨들마냥 아저씨들도 수다를 떨면서 올라간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약수터가 있다. 깨진 바가지에 약수가 가득 담겨서 오는 데, 나뭇잎이 없다. 아직 내가 목마름이 덜해서 그런지, 전설에 나오는 낭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중간쯤 올라가다 덥고 힘들어서 잠시 쉬잖다. 가래떡에 김이 싸져서 손에 쥐어진다. 이렇게 달디 달은 가래떡도 있었나? 누가 주나 돌아보았다. 
>> 앗, 낭자, 약수터에서는 가만히 계시더니 소생이 목마르고 힘들고 배고픈 줄 알고 예서 가래떡에 시원함을 더한 맥주까지 주시다니....... 
>> 
>> 이렇게 우리의 대화는 시작되었다. 
>> 
>> 정상이 거의 다 보이는 데 날씨가 너무 더우니 다음에 올라가고 오늘은 조금 더 가서 점심을 먹을거라고 한다. 대장님 뜻만 따르오리다~ 
>> 
>> 김경집이가 김치찌개를 싸오고, 조희건이가 보쌈을 싸오고, 고승진이 김밥을 싸오고, 강충구가 영국귀족(윈저)을 데려오고, 누가 전통술 화요를 가져오고, 누가 보드카를 가져오고, 난 입만 가져가고...... 
>> 
>> 한잔 한잔 먹다보니 낭자가 나에게 본심을 드러낸다. 자기는 키크고 하얀 얼굴 빛을 가진 멋진 테리우스를 찾는데, 술먹고 얼굴빨간 사람은 싫다네요. 진작 말씀하시지~~ 
>> 그래도 잠시나마 나를 테리우스 후보로 생각해준 캔디가 고맙다. 
>> 
>> 올라갈 때는 가끔 캔디와도 이야기하였는 데, 내려올 때는 내내 박카스와 희건이가 말을 붙이는 바람에 어떻게 내려왔는 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 
>> 목욕을 하고나니 또 박카스가 나가자고 해서 미리 나와서 좀 쉬니, 개운한 얼굴의 말끔한 테리우스들이 한 무리가 나타난다. 근처 소주집에 들어가니 캔디 옆에 앉고 싶어서 억지를 좀 부렸다. 캔디의 얼굴도 그리 싫지 않은 듯. 알고보니 캔디가 테리우스를 찾는 싱글이라는 말이 진짜였다. 아, 난 왜이러지~~~ 이래서 또 다시 후보군에서 탈락. 홧김에 한잔 더. 
>> 
>> 캔디와의 대화가 자주 어긋나고 있는 데 하니가 왔다. 오, 허니 하니 반가워요. 
>> 갑자기 분위기 왁하더니, 장터분위기가 된다. 
>> 
>> 그런데 철순이와 현준이가 집안 이야기를 한다. 역시 안동 권씨는 명문이야. 유명한 사람도 많고, 땅도 많고. 우리 조상중에는 홍길동할아버지가 가장 유명한데 그냥 땅 정도가 아니라 나라를 남겼다는 데, 그 율도국이 어딘지를 몰라 후손들이 애를 먹고 있다. 좋은 집 자식들은 역시 술먹어도 뭐가 달러. 술도 좋은 집 자식들이 냈다나~. 고마워. 
>> 
>> 그리고 노래방에 갔다. 아니 이 벌건 대낮에 노래방을? 그런데 영업하는 노래방을 찾기 어렵지 않았다. 그 중에서 가장 크고 좋은 방을 차지했다. 조금 있으니 맥주가 테이블에 올라오고, 맥주가 테이블에서 치워지고, 후석이.현준이가 테이블에 올라오고........ 
>> 
>> 불쌍한 캔디, 그는 맑은 정신의 테리우스를 찾지 못했다. 
>> 걱정마세요, 캔디. 다음 번에 혹시 또 알아요....... 
>> 오늘은 950여명 중에 단 10명뿐이었잖아요. 
>> 
>> 박카스(술의 신)과 캔디를 하니에 찍어먹은 오늘은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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