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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친구가 e-메일로 글을 보내왔다. 이제 40대에 이른 그들은 대개는 회사에서 눈치보며 몸으로 떼우는 비운의 쉰세대이다. 
>> 　그가 보내온 글을 읽노라면 이땅의 40대 남자들이 얼마나 힘들게 하루하루를 버티는 가를 알 수 있다. IMF때는 발버둥을 쳤건만 지금은 이제 서서히 살아보겠다고 움켜쥐었던 주먹을 풀고, 발장구도 천천히 그 속도를 줄이는 것 같다. 
>> 　이 땅의 40대란, 지금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40대 남자는 어떤 이들인가?
>> 　'IMF에 제일 먼저 수몰되는 세대이자 오랫동안 품어온 불길한 예감에 맥없이 무너지는 슬픈 세대'이다. 은퇴하기엔 너무 젊고 도전하기에 너무 늙었다. 그들은 '회사에서 이야기하면 알아서 말 잘듣고 암시 주면 짐을 꾸리는 세대'이다. '주산의 마지막 세대이자 컴맹의 제1세대'라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 　그래도 살아야 한다고 '후배들에게 잘 보이려고 억지로 요즘 노래를 부르고, 아직은 그래도 하며 후배세대를 대변해야 한다는 책임감으로 급료인상, 처우인상을 도맡아 주장'하기도 한다.
>> 　가정적으로도 그들은 행복하지 않다. 골깊은 슬픔을 울컥 쏟아내는 울음처럼 아내가 졸라 하는 수 없이 산 대형냉장고에 재고 생각하지 않고 우겨넣은 세대라고나 할까?
>> 　'부모님에게 무조건 순종했던 마지막 세대이자 아이들을 독재자로 모시는 첫 세대'이다. 또 부모와 아내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며 집안이 소리없는 전쟁터였던 세대였다. 
>> 　나의 친구가 보내준 그 글은 이제 한국의 40대를 '퇴출세대'라고 이름짓는다. 
>> 　'50대는 이미 건넜고, 30대는 새로운 다리가 놓이길 기다린다. 이 시대의 위태로운 다리 위에서 바둑들의 사석이 되지 않기 위해 기를 쓰다가 늦은 밤 팔지 못해 애태우는 어느 부부의 붕어빵을 사들고 와서 아이들 앞에 내놓았다 아무도 먹지 않을때 밤늦은 책상머리에서 혼자 우물거리며 먹는 우리들, 바로 이땅의 40대!'
>> 　그렇게 총명했고, 그렇게 활기에 넘쳐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던 초등학교 동창들이 이제 퇴출의 강을 건너려 하고 있다. 
>>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대로 몸으로 떼우면서도 불평 한마디 못하면서 50대처럼 기득권을 누리지도 못했고 30대처럼 강렬한 자기 주장도 하지 못했다. 
>> 　그리고 이제 다 마신 우유팩처럼 차곡차곡 접혀 얌전히 분리수거를 기다린다. 우유팩보다 나을 것도 없다. 그나마 우유팩은 재활용 대상이 되리라는 기대도 있잖은가? 
>> 　짤막한 글을 읽으면서 초등학교 때 그들 모습이 하나둘 선명하게 떠올랐다. 밝은 웃음소리의 개구쟁이들…. 이제 그들이 초췌하고 힘빠진 40대의 남자들이 되었다.
>> 　그래도 그들은 실패하지 않았다. 최선을 다해 살았지 않은가? 자연의 순리보다 더 잔인한 세상의 흐름에 가드를 내리고 링에서 내려갈 준비를 하는 내 주변의 40대 남자들…. 
>> 　'삶'이란 것이 얼마나 슬프고 허무하며 가슴아픈 것인가를 함께 공감하기 때문이다. 산다는 것은 왜 이토록 잔인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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