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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춘대길(立春大吉) >> >> 미안하게도 현 시대를 살아가는데도 모자랄 용량의 내 두뇌, 고물 386 PC에서 김인근을 순간 기억 해 낼 수가 없었다. >> 눈을 감고 약1~5분이 지났을까? 삶이라는 기억 속에 묻힌 희미한 추억이 듬성듬성 토막 나 잘린 필림처럼, 그 시절에 머물러 더 이상 자라지 않고 까만 동복(冬服)에 모자를 눌러 쓴 작고 앳띤, 말끔한 그대의 모습이 조금씩 한 장면 떠오르더니 모든 기억들이 더 이상은 좁혀지지 않는다. >> 엇 저녁 마누라하고 자녀 문제로 심하게 말다툼했던 기억과 아침에 여러 노환으로 노모(老母)의 시력이 저하되어 더 이상 눈 수술을 미룰 수 없는 등, 길고 긴 사연 많은 이야기들과 함께, 아직은 삼십년이 다된 기억이 되살아나지 않는다. >>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줄 다름으로 회사에 나와 앉아, 겨우 한 숨을 돌리고 마음의 여유를 찾았지만, 간밤 영하13~14도의 입춘(立春) 혹한에 파랗게 질린 낡은 컴퓨터 자판 위에 시린 손을 올리자, 얼어붙을 것 같은 손가락들이 나도 모르게 사타구니 사이로 비집고 들어간다. >> >> 인근! >> 고맙구먼! 자네 덕에 이사 때에도 가보(家寶)처럼 소중히 먼저 옮긴, 약 삼십년 동안 고이 모셔둔 고교 앨범의 쌓인 먼지를 입춘인 오늘 털게 생겼군... >> 지구 저편 뉴질랜드에서 자네가 내 글을 보다니 감개가 무량이고 반갑기가 그지 없구만. >> 고교 시절 이후 더 이상 자라지 않은 자네와의 기억을 키우려면 우리들의 지난 많은 얘기들이 오가야겠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천천히 같이 키워가 봄세... >> 난, 이 곳 대.한.먼!.국의 사정 야기를, 자넨 그 조타는 NEW!질랜드 얘기를 시작으로 해 보기로 함세. >> 올 한 해도 복 많이 받고, 건강하시길 바라며, 입춘 날 인근이란 좋은 선물을 받았구먼, 그럼 담엔 자네가 왜 그 곳에 있는지부터 얘기를 듣고 싶군. 그럼... >> >> 대.한.먼!.국.에서 좀 유명하다는 내 친한 친구 시인, >> 김소월의 시 한편을 새해 선물로 선사하네. >> >> 님과 벗 >> >> 벗은 설움에서 반갑고 >> 님은 사랑에서 좋아라. >> 딸기꽃 피어서 향기(香氣)로운 때를 >> 고초(苦草)의 붉은 열매 익어가는 밤을 >> 그대여, 부르라, 나는 마시리. >> >> -봉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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