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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 경동 36회 동문산악회 창립산행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한수우와 김종대..단 두명.. 그러나 외롭지 않았습니다. 한달여의 홍보기간동안 한 것이라고는 홈페이지에 두어번 게시했던 것과 송년모임에서 포스터 붙여 놓았던 것 말고는 없었으니까… 사실 회원확보를 위해 일부러 단 한번의 전화도 한 적이 없었지요… 아마도 제가 말하고자 하는 뜻이 무엇인지 충분히 아시리라 믿습니다.. 아침 여덟시.. 몇 일전부터 비가 내린다는 소식에 다소 걱정은 했지만 예상과 달리 날은 좋았습니다.… 그리고 최소 몇 명은 나오겠지 하는 작은 기대를 하긴 했지만 그 역시..…예상을 벗어나고 있었습니다.. 산행이라곤 20여년전 고등학교 시절 천마산에 올라가 보고는 처음이라는 친구.. 걱정은 되었지만 나이 40이 넘으면서 누구나 그러하듯이 건강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얼마 전부터 기체조를 해 오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라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조금은 한적한 시간이었습니다. 매표소를 지나 콘크리트 길을 얼마간 지나자 계곡의 작은 겨울녘 물소리가 상큼함을 전해줍니다. 첫 산행을 나선 친구의 설레임과 두려움을 벗겨주기 위하여 몇 번의 갈래 길을 마주쳤지만 익숙한 발걸음은 주저함이 없었고 첫 산행치고는 제법 잘 따라오고 있더군요. 주절주절 주저리주저리 무슨 말이 그렇게 많은지 텅 비어 있는 듯한 산행로를 우린 정말로 한가로이 걸으며 떨어진 낙옆들과 메말라 겨우 겨우 달랑이고 있는 낙옆들이 만들어 내는 늦가을의 겨울 풍경을 뒤로 한 채 우린 우리만의 시끄러운 소리로 조용했던 산속을 깨우고 있었습니다.. ㅎㅎㅎ 그러면 그렇지…첫 산행인데…그래도 30분은 잘 따라왔지요.. 조금씩 처지기 시작하더군요..다리가 뻐근해진다나..사실 그렇지 않으면 이상한거 아니겠어요.. 제 딴에는 그래도 배려를 한다고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생각뿐이었을 테고 과연 수우는 어떠했을까.. 약 40여분을 지나 북한산이 보이는 마당바위에 도착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 마당바위에서는 우이암과 도봉능선 사이로 북한산의 인수봉이 버티고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읍니다만 날씨가 잔뜩 흐려 있음인지 그 늠름한 모습을 또렷하게 볼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의 교가에서도 나오듯이 삼각산…백운대와 인수봉과 만경대가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모습이죠… 잠시 목을 축이고 숨을 고른 우린 목적지인 도봉산 정상 자운봉을 향해 출발… 사실 거리는 3키로 남짓이지만 계속되는 경사로로 되어 있어 초보자들에게는 쉽지 않은 코스였을겝니다.. 그렇게 힘들게 오르자 눈앞에 정상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러고도 2~30분을 올라가자 드디어 자운봉을 마주보고 있는 신선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20여년만에 정상을 올랐다는 한 수우…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는 그가 보기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수우 같은 친구가 많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하면서 말이죠… 그 곳 신선대에선 도봉산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과 북한산과 수락산등 서울 인근의 산들이 함께 어울려 펼쳐내고 있는 자연의 하모니를 눈 속에 그득히 집어 넣을 수가 있죠.. 아마도 마음만이 아니라 몸으로도 느낄 수 있는 자연을 알게 되지 않을는지.. 우린 잠시의 정상감을 느낀 후 하산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산행의 또 다른 멋을 얘기하라 한다면 산속에서의 만찬일겁니다. 한참을 아래쪽으로 내려 와 계곡이 보이는 넓다란 바위위에 자리를 잡은 우린 배낭속에서 주섬주섬 음식들을 꺼내 펼치자 제법 보기 좋은 아침상이 되더군요. 거기에 족발과 소주까지… 캬~ 좋다……신선이 따로 없을겝니다.. 넉넉한 아침을 마친 우린 서둘러 하산을 하기 시작했죠. 허허허…하산길은 이미 수없이 올라오는 등산객들로 충분히 비좁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마 올라 오는 그들을 보면서 내려가는 마음은 좀 더 넉넉하지는 않았을런지. 그래도 창립산행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산아래 줄지은 주막집에서 단둘만의 창립산행 기념식을 갖기로 하고 입점. 아쉬운 첫산행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 여러분 !!! 전 여러분의 건강 전도사가 되고 싶군요.. 등산으로 여러분에게 건강을 돌려 드리고 싶은 생각입니다. 그리고 또 등산을 좋아하는 모든 친구들… 주저하지 마시고 나와보세요… 멋진 산과 자연 그리고 넉넉함이 우리앞에 있으니까요.. 그리고 다음달에도 전 어김없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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