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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생활 속에 들어온지 몇년되지 않았지만, 정말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그 중의 하나가 이렇게 홈페이지에서 딴 놈들은 어떻게 사나 하고 돌아보는 것도 재미중의 하나이다. 그러다가 몸이 시원찮으면 세규한테 약이나 져달라고 하고, 가끔은 전부 모여서 저녁에 술먹을 기회도 주고, 살다보면 아쉬운 일이 있을 것같으면 누구한테 조언을 구할까하고 주소록도 뒤져보고, 하다보니 엊그제는 이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강석채에게 볼 일이 생겨서 점심때 만났지. 식사하면서 반주를 곁들이니, 기분이 알딸달. 꽃집 아저씨 정훈이도 부르려고 전화를 했지만, 시간이 되지 않는 모양이다. 창밖에는 비오고요, 우리들의 술잔은 채워져가고요. 석채하고 더 있고 싶지만, 바쁜 것같고 해서 헤어졌다. 기왕에 촌놈 충무로에 나온 김에 영화도 한 편 때렸지. 선생 김봉두. 재미있더라. 영화가 끝나고 나도 아직 몸에서 술기운이 빠져나가지 않아, 힘이 나지 않는다. 난, 사실 술먹으면 자야하는 체질인데, 집에 갈려니 막막하다. 지하철도 가는 길에 석채에게 전화가 왔다. 한잔 더하자고, 아서라, 난 집에가서 자야되. 내일은 누굴 찾아가서 한잔할까? 이 밤도 난 동기회 주소록을 뒤진다. 주머니 가벼운 백수에게 이렇게 많은 친구 전화번호를 주시다니. 그저 인터넷이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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