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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 36기 산악회 정기 등반이 5월 13일 삼각산에서 있었다. 이날 등산 코스는 밤골에서 출발하여 숨은 벽을 지나 백운대에 오르고 대동문에서 보국문 그리고 대남문을 거쳐 구기매표소에 이르는 7시간에 걸친 삼각산 종주 코스였다. 이날 참석한 동문은 회장 강성환, 총무 조희건 외에 열성 멤버인 권오인, 경일수, 류영모, 강충구, 김경집 외에 명예회원 1명이 동참한 8명이었다.[사진 참조, 명예회원은 여성동지임] 삼각산 숨은 벽은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삼각산의 주봉인 백운대와 인수봉 사이에 숨어있는 바위능선이다. 백운대와 인수봉에서는 보이지 않아 일반인들이 잘 모르는 바위능선이다. 어쩌면 이 세상에 자신을 드러낸 백운대와 인수봉을 부러워하지 않고 묵묵히 수만년의 세월을 지켜온 숨은 벽을 바라보니 세상사에 이름을 내려고 분주히 달려온 우리 인간들의 허상을 비웃는 것 같아 잠시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다. 우리 36기 860명이 넘은 졸업동문 가운데 지금까지 못만난 동문들 속에서도 세상에 드러나지 않지만 숨은 벽처럼 세상에 초연하며 살아가는 많은 친구들이 있지 않을까?? 그들을 만나 술한잔 하면서 그들의 인생의 긴 이야기를 듣고 싶다. 삼각산에서 백운대와 인수봉이 양기의 상징이라면 오늘 밟아본 숨은 벽은 음의 상징이다. 그래서인지 여인의 속처럼 부드러우면서 양기를 받아들일 자세이다. 아마 앞으로 숨은 벽 역시 산악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군산에서 예비군 중대장으로 근무하면서 오래간만에 올라온 강충구 동문이 귀가길을 매우 서두르는 것도 집에 있는 음기의 능선이 그리워던 것은 아닐까? 다른 동문들 역시 음기의 능선에서 오늘은 편안하였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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